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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 죽음의 격차 본문

독서 기록/2020년

[책/감상] 죽음의 격차

로즈북스 2022. 12. 1. 15:50


죽음의 격차 : 법의학자가 부검에서 발견한 우리 안의 '격차'
니시오 하지메 저, 송소영 역
빈티지하우스 출판


그 죽음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생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것이 우리 법의학자다. 약간 감성적인 표현이지만, 우리는 그들이 저세상으로 떠나기 전에 만나는 “마지막 면회자”라고 생각한다. 남기고 싶은 말은 없는지, 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묻고 답을 듣는다. 우리가 하는 일은 부검대 위의 주검과 마주하면서 그들이 전하고 싶어 하는 침묵 속 대답을 듣는 일인지도 모른다.

의구심이 들던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도 때로는 유족에게 “구원”이 된다. 특히 영유아나 어린이가 사망하면 ‘내 부주의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라며 부모는 자신을 책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지키고 있었더라도 피할 수 없던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 (…) 나는 이렇게 사실을 알려주면서, 이것으로 그들의 무거운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계기로, 죽음의 격차가 만연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방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 무엇보다 기쁠 것이다. 부검 현장에서 지금까지 불행한 죽음을 봐왔다. 죽음의 방법은 누구라도 선택할 수 없다. 그러니 더욱 ‘죽음’보다는 ‘삶’에 집중해서 현재를 최대한 열심히 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앞서 읽은 한국 법의학자의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 이어 읽은 일본 법의학자의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참 허무하게, 쉽게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안타깝고도 무서웠다. 저자가 예시로 든 우연한 죽음 외에도 자신의 집에서 동사하는 가난한 죽음, 응급 상황 속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 등 우리의 생각보다 가까운 죽음이 슬펐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와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런가? 법의학자 특유의 분위기라고 해야 할지 두 권이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서 인상 깊었다. 저자가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하나하나의 사연이 슬펐고, 죽음으로 드러나는 사회적인 격차 또한 슬펐다. 그리고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부검은 생애 마지막에 받는 주민 서비스라는 저자의 말에 아! 했다. 일본의 경우긴 했지만 부검도 주민 서비스의 일종이라니 내 관점과는 달라서 솔직히 놀랬다. 먼 미래의 일, 혹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은연중에 배제하고 있었던 걸까? 책을 읽고 보니 저자의 '주민 서비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적인 문제와 시스템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더욱더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의 말처럼 죽음의 방법은 누구라도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현재를 더욱 소중히 하고 현재의 삶을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

 

2020.11.05 ~ 2020.11.11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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