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독서 기록/2020년 (54)
Every day, Every moment.

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 저 / 윤지관 역 민음사 출판 재치를 부려본답시고 하는 상투적인 표현은 다 싫다고요. '남자 코를 꿴다'거나 '정복한다'거나 하는 그런 말이 제일 밉살스러워. 거칠고 상스럽잖아요. 그런 말 지어낼 때야 재치 있게 여겨졌는지 모르지만, 세월이 지나서 독창성이 깨진 지 벌써 오래됐어요. p.63 다른 아무것으로도 행복해지지 못하는 경우에만 돈으로 행복해질 수 있어. 풍족한 생활을 할 능력은 주겠지만, 그 이상으로 무슨 진정한 만족을 제공하지는 못해. p.121 악감이 너무 크다 보니, 약혼 파기가 메리앤한테 무언가 좋은 일을 놓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쁜 일 가운데서도 최악이고 회복하기도 불가능한 그런 일, 즉 줏대 없는 인간과 평생 맺어지는 처지에서 벗어난 것이며, 그러니 그 이상..

설득 제인 오스틴 저 / 원영선, 전신화 역 문학동네 출판 그런 경로로 진실한 정보를 얻으리라 기대해서는 안돼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전해진 사실이나 의견은 이 사람 저 사람의 어리석음과 무지로 인해 왜곡돼서 진실이라곤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p272 그곳에서 비로소 그는 변함없는 원칙과 완강한 외고집의 차이를, 그리고 부주의한 만용과 침착한 결단력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놓친 여인의 진가를 빛내주는 모든 것들을 눈으로 보았다. p.321 현재의 저를 의심하지 말아야 했어요. 사정이 달라졌고, 제 나이도 어리지 않은걸요. 설사 한때 남의 설득을 따랐던 것이 잘못이었다 해도 모험이 아니라 안전을 권하는 설득에 따랐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전 그분 뜻에 따르는 것..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 : 헝거포드 대학살에서 다이애나 비 사망사건과 9.11까지,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가 말하는 삶과 죽음 리처드 셰퍼드 저, 한진영 역 갈라파고스 출판 죽음과 관련된 일을 하는 동안 내가 확실히 깨달은 것은 죽음은 전혀 생각지도 않을 때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삶이 주는 좋은 것들을 음미하려 노력한다.그날 저녁에는 공원에서 즐겁게 놀았고, 목욕을 시켜주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즐겼고, 침대에서 아이들에게 이야기책을 읽어준 다음 잘 자라고 키스해주며 행복을 느꼈다. p.117 시신을 대할 때는 그들이 얼마 전에는 인간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죽은 사람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 친인척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는 것도요. 오늘 우리가 할 일은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

마녀 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저 남해의봄날 리디북스 출판 우리는 실패 앞에서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런 실패 때문에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음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이겨낸 힘, 도전과 모험을 주저하지 않고 추진한 힘의 근원은 체력이다. 체력은 단순히 건강만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강한 정신력으로 보답한다. 강한 육체에 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서,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정신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체력이다. 날이 선 정신노..

죽음의 격차 : 법의학자가 부검에서 발견한 우리 안의 '격차' 니시오 하지메 저, 송소영 역 빈티지하우스 출판 그 죽음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생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것이 우리 법의학자다. 약간 감성적인 표현이지만, 우리는 그들이 저세상으로 떠나기 전에 만나는 “마지막 면회자”라고 생각한다. 남기고 싶은 말은 없는지, 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묻고 답을 듣는다. 우리가 하는 일은 부검대 위의 주검과 마주하면서 그들이 전하고 싶어 하는 침묵 속 대답을 듣는 일인지도 모른다. 의구심이 들던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도 때로는 유족에게 “구원”이 된다. 특히 영유아나 어린이가 사망하면 ‘내 부주의로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라며 부모는 자신을 책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유성호 저 21세기북스 출판 법의학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보고 법의학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 봤다.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생의 마지막 단계이자 자연스러운 섭리입니다. 죽음을 배움으로써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주변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품격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소중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다소 오싹할 수도 있는 책 제목과는 다르게 내용은 건전했고 미래지향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2020.10.20 ~ 2020.10.22 완독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 자기 몫을 되찾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야망 에세이 김진아 저 바다출판사 출판 유명해서 읽어봤는데 가벼워서 읽기가 편하고 좋았다. 물론 내용은 가볍지 않았지만. 요즘은 책이 무거워서 들고 읽기가 어려워서 고른 책이었는데 나름 내용도 좋았고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생각에 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목차에도 있는 여자에게 돈을 쓰자, 단절되지 말자, 같은데선 고개가 끄덕여지긴 했다. 몇 일 전에 본 드라마가 주부의 무급 노동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오늘 읽은 책도 이 얘기를 해서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020.10.19 ~ 2020.10.19 완독

안 부르고 혼자 고침 : 소소한 집수리 안내서 완주숙녀회, 이보현 저 / 안홍준 그림 휴머니스트 출판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 말하고 싶다. 전문 지식과 숱한 경험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간단한 생활의 문제들은 직접 해결할 수 있었다. 자기 앞가림을 더욱 또렷하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다. 사실 그 기분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할 줄 아는 게 전보다 많아졌고,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당황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 믿는 구석이 생겼다. 그리고 그게 다른 이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이건 삶에 대한 자신감이고 안정감이다. '나는 일상을 돌볼 능력이 충분하다'는. p.24 혼삶이나 스스로를 돌보는 행위 같은데 관심 있어서 겸사 겸사 구매했다.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