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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록] 공주에게는 왕좌가 필요하다 본문
공주에게는 왕좌가 필요하다
별꽃고래 저
필 출판
"뮈블랑, 너도 언젠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 공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단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돕고 싶을 뿐이야. 최초의 그 마녀가 그랬듯이, 더 많은 마녀를 살리기 위해서." 여자가 속삭였다. "나는 마녀니까." p.14
교육이 여자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임을 알았지만 그것은 한번 알게 된 이상은 눈 돌릴 수 없는 환희였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세계를 정의 내릴 단어를 원했고 더 넓은 세계를 맛보기 위해 살기에. p.17
"공주에게 필요한 건 왕자가 아니라 왕좌야." 더 정확히 말하면, 왕좌를 위해 왕자와 경쟁할 수 있는 동등한 자격을 원해.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권리를. p.70
"나는 드디어 알았어. 이 세상은 이상해. 인간이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어. 혈통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높은 등급이 낮은 등급을 죽여도 벌을 받지 않는 세상은 이상하잖아! 이제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깨달았어. 언제든지 변덕스럽게 뒤집힐지 모를 개인의 호의와 선량한 마음씨에 마음을 맡겨서는 안 돼.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그 권리를 법률이 수호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 p.71
어디까지가 사람일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걸까? 그걸 정할 자격을 가진 자는 누구일까? p.74
네 상처, 네 과거, 끄집어내서 전시하고, 불행을 팔아 이득을 도모하려 하지 마. 그건 너를 상처 입히는 일이야. 너도 알잖아.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아프잖아. ……전부, 뮈블랑도 아는 말이다. 그래서 구태여 하지 않는다. 뮈블랑은 익숙한 배려 속에 껴안긴 채 약간 웃었다가 도로 찡그렸다. 통증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듯하다 밤이 깊다. p.171
언제든, 무슨 목적이든, 전쟁은 참혹하다. 전쟁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전쟁은 폭력이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신들은 전쟁을 명해 놓고 지고하도록 드높은 구름 위에서 인간들의 죽음을 구경하고 있다. 신들은 무책임하다. 누군가의 고통을 그저 유희 거리로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인간은 한낱 진흙 인형이다. 망가져도 상관없다. 다시 빚어 버리면 된다.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한낱 진흙 인형으로만 남을 수 없다고 외치는 거다. p.346
2020.03.25 ~ 2020.03.31 완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