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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 경애의 마음 본문

독서 기록/2020년

[책/감상] 경애의 마음

로즈북스 2022. 12. 1. 15:31

 

경애의 마음 

김금희 저 

창비 출판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p.27

 

뭐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갈려요. 그 단순한 생각이 퇴행이죠. 살면서 조금씩 안 부서지는 사람이 어딨어요? 아무 사건 없이 산뜻하게 쿨하게 살자 싶지만 안 되잖아요. 망하는 줄 알면서 선택하고,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부서지고. 상대를 괴물로 만들고 죄를 뒤집어씌워봤자 뭐해요? p.155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에는 육체 너머의 것이 있다는 것, 어떤 사랑은 멈춰진 기억을 밀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사라진 누군가는 그렇게 기억하는 사람의 인생에서 다시 한번 살게 된다는 것, p.161

 

경애는 자기가 인생을 길게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기회라는 것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인의 불행을 담보로 만들어낸 것은 기회가 아니라 일종의 시험에 가깝다고. "그런 시험에 우리 운명과 미래를 걸면 좀 웃기지 않아요?" p.285

 

어떤 시간은 가는 게 아니라 녹는 것이라서 폐기가 안되는 것이니까요, 마음은. p.297

 

자신을 부당하게 대하는 것들에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는 한 자긴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구원은 그렇게 정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동적인 적극성을 통해서 오는 것이라고 p.307

 

하지만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건 오늘만 견디는 데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상수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고 오늘이 있으면 당연히 내일이 있고 내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해결이 되든 되지 않든 마음을 쓰다가 하루를 닫는 사람이고 싶었다. p.330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란 자기 자신을 가지런히 하는 일이라는 것, 자신을 방기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사람의 의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해서 최선을 다해 초라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p.349


<너무 한낮~>이 취향이 아니라서 걱정을 했는데 이 책은 너무 내 취향이었다. 주인공인 경애가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물론 경애의 모든 행동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용기있는 경애의 행동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경애가 좋아서 또 다른 주인공인 공상수에겐 관심이 덜 가긴 했지만 공상수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또 다른 자신으로 사는 부분이 좋았고, 또 다른 자신으로 속이고 사는 부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두가지 행동이 다 이해가 가서 마냥 비난할 수가 없다. 작가님이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잘 만들어주셔서 좋은 의미로 괴로웠다. 그리고 외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줘서 좋았다. 내가 그 나라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그 나라에 가서 일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다는 소리 밖에 안 하고 있는데 정말 좋다. 힘들고 지치거나 할 떄 읽고 싶은 책이다.

 

 

2020.08.13 ~ 2020.08.17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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